동인천 북광장
용대네 국수
동인천은 참 변하지 않는다. 가게가 망하고 새로 생기기도 하지만 빠르게 분위기가 변한다거나 세대교체가 되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곳도 없다. 한적하고 조용하다.
얼마 전 문래에 놀러 가서 인천에도 문래처럼 핫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눴다. 인기 많은 카페와 식당들을 주고받다가 문득 매일 들락거리는 가게에 대기가 생기고, 자주 가던 카페가 어느새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면 그건 별로겠다고 결론이 났다.
나이를 먹는 건지 이제는 잔잔함이 좋다.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게 사람 사는 곳 같고 재밌다고 느끼면서도 매일 아침 전철에서 딱 내 두 발을 딛고 설 자리를 만드려고 고군분투하다 보면 밥을 먹을 때까지 사람에게 치이는 걸 견딜 수 없는지도 모른다.
그런 점에서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가게를 만나는 건 기쁜 일이다. 동인천에 먹을 곳이 없다고 하지만 가끔 생각나 찾아가면 제 자리를 지키고 가격까지 정겨운 가게가 있다.
용대네 소개
동인천역에서 내려 북광장으로 나오면 왼편에 용대네 잔치국수가 있다. 건물도 간판도 멋없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. 메뉴도 참 단순하다.
잔치국수 5,000원
비빔국수 5,500원
삶은 달걀 500원
감자만두 1인분 4,000원
여기 잔치국수는 소, 중, 대 세 가지 사이즈가 모두 5000원이다. 따로 주문을 하지 않으면 '중'자가 기본으로 나온다.
같은 가격이면 '대'자를 먹는 게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가게를 오래 만날 수 있도록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. 실제로 '대'를 받아보면 양이 꽤 많다.
반찬, 물 모두 셀프이다. 김치는 친절하게 익은 김치와 덜 익은 김치가 통에 나뉘어 있다. 조금씩 담아서 먹어보고 익은 김치가 입에 더 잘 맞아서 우리는 익은 걸 추가로 퍼 먹었다.
우리가 방문한 날 테이블 위에 겉절이가 담긴 큰 대야가 있었다. 김치도 중국산을 쓰지 않고 직접 담그시는 듯 보였다. 그래서 조금씩 많이 가져다 먹었다. 직접 담그시는 김치를 버리는 건 죄송한 일이니까!
핫한 조명도, 예약시스템도,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없어도 자꾸 찾게 되는 가게가 있어서 좋다.
용대네 국수
010-3116-3564
인천 동구 수문통로 8
오전 10시 - 오후 8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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